지난 칼럼에서는 중국 AI 시장의 경쟁력이 개별 AI 모델이 아니라 플랫폼과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태계'에 있다는 점을 살펴봤다. 그렇다면 실제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은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이번 글에서는 더우인몰 입점부터 기업 인증, 화산엔진과 더우바오 활용, API 연동, 디지털 휴먼 운영까지 중국형 AI 판매 시스템 구축 과정을 실무 관점에서 정리한다.

AI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
국내 기업이 중국 시장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어떤 AI를 사용해야 합니까?"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질문 자체가 조금 다르다. "어떻게 AI를 판매 시스템 전체에 연결할 것인가." 이 차이가 중국 AI 시장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중국의 대표 플랫폼들은 AI를 하나의 기능으로 제공하지 않는다. 쇼핑몰, 검색, 숏폼, 라이브커머스, 고객 상담, 광고, 콘텐츠 제작, 데이터 분석을 하나의 업무 흐름으로 연결한다. 따라서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AI 프로그램 하나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 프로세스 전체를 설계해야 한다.
1단계 : 더우인몰 구축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은 판매 채널이다. 더우인몰은 국내 오픈마켓과 비슷해 보이지만 운영 방식은 다르다. 상품 상세페이지만 등록한다고 판매가 이루어지는 구조가 아니다. 숏폼 콘텐츠와 라이브 방송, 검색 노출, AI 추천, 고객 행동 데이터가 함께 작동하면서 판매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상품 등록 이전에 브랜드 운영 전략과 콘텐츠 운영 계획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무에서는 다음 순서로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판매 대상 상품 선정 --> 중국어 상품 정보 정리 --> 이미지와 영상 콘텐츠 준비 --> 물류 및 고객 응대 체계 구축 --> 더우인몰 운영 환경 구성
쇼핑몰 구축은 출발점일 뿐, 이후 AI 자동화와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2단계 : 블루V 인증으로 브랜드 신뢰 확보
더우인 생태계에서는 기업 공식 계정의 신뢰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은 공식 인증 절차를 거쳐 브랜드 계정을 운영하게 된다. 인증이 완료된 계정은 기업 브랜드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운영하고, 라이브커머스와 다양한 비즈니스 기능을 연계하는 기반이 된다.
실무에서는 다음 자료를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업 기본 정보 --> 사업자 관련 서류 --> 브랜드 사용 권한 --> 담당자 정보 --> 공식 연락처
인증이 끝난 이후에는 기업 소개, 브랜드 스토리, 제품 콘텐츠, 고객 응대 체계를 함께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단계 : 화산엔진으로 AI 기능 연결
AI 자동화의 핵심은 화산엔진(火山引擎)이다. 화산엔진은 AI 모델, 음성 인식, 음성 합성, 영상 처리, 추천 시스템 등을 API 형태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기업은 이를 자체 쇼핑몰이나 CRM, ERP, 고객관리 시스템과 연동해 반복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연동 흐름은 다음과 같다.
상품 등록 → 상품 정보 저장 → API 호출 → AI 콘텐츠 생성 → 검수 → 쇼핑몰 등록 → 라이브 방송 자료 생성 → 고객 상담 데이터 축적
이처럼 하나의 정보가 여러 업무로 확장되면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4단계 : 더우바오로 콘텐츠 제작 자동화
AI의 가장 큰 효과는 콘텐츠 제작 시간 단축이다. 상품 하나를 등록하려면 설명문, 광고 문구, FAQ, 숏폼 대본, 라이브 방송 스크립트 등을 각각 작성해야 한다. 더우바오는 이러한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프롬프트를 사용할 수 있다.
"20~30대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친환경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소개하는 300자 상품 설명을 작성하라. 핵심 특징은 보온 성능, 휴대성, 친환경 소재이며 자연스러운 중국어 표현을 사용한다." 또는, "이 제품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가 가장 많이 질문할 만한 FAQ 10개와 답변을 작성하라."
라이브커머스도 마찬가지다. "30분 라이브 방송 기준으로 오프닝, 제품 소개, 실사용 사례, 할인 이벤트, 구매 유도, 마무리 순서의 진행 대본을 작성하라."
숏폼 콘텐츠 역시 자동 생성이 가능하다. "15초 분량의 숏폼 영상 대본을 작성하고 첫 3초 안에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문장을 포함하라."
AI가 초안을 작성하면 운영자는 사실관계와 표현을 검수해 최종 콘텐츠를 완성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5단계 : API로 업무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
AI 활용 수준을 결정하는 요소는 모델의 성능보다 연결성이다. 상품 정보가 수정되면 상세 설명이 자동으로 갱신되고, FAQ가 업데이트되며, 라이브 방송 스크립트와 숏폼 대본까지 연속적으로 생성되는 구조가 이상적이다.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자동화 흐름을 설계할 수 있다.
상품 등록 → AI 설명 생성 → FAQ 생성 → 광고 문구 생성 → 숏폼 대본 생성 → 라이브 대본 생성 → SNS 게시물 생성 → 고객 상담 데이터 분석. 이처럼 하나의 데이터를 여러 업무에 재활용하면 콘텐츠 품질의 일관성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6단계 : 디지털 휴먼으로 라이브 운영 확대
최근 중국에서는 디지털 휴먼을 활용한 라이브커머스가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디지털 휴먼은 상품의 기본 정보를 반복적으로 소개하거나 이벤트를 안내하고, 정형화된 질문에 응답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장품 브랜드는 신제품 특징과 사용 방법을 일정한 품질로 설명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식품 기업은 상품 구성과 할인 정보를 반복 안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실제 구매 상담이나 복합적인 문의, 브랜드 신뢰 형성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운영자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 AI는 사람을 대체하기보다 반복 업무를 지원하는 도구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AI 판매 시스템의 핵심은 '연결'이다
더우인몰, 블루V, 화산엔진, 더우바오, API, 디지털 휴먼은 각각 독립적인 서비스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국 AI 시장에서는 이들이 하나의 판매 생태계를 구성한다. 상품 등록에서 시작해 콘텐츠 제작, 라이브 방송, 고객 상담, 데이터 분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AI는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가 된다.
국내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개별 솔루션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말고, AI가 판매 과정 전체를 지원하는 통합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이것이 중국 AI 생태계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며, 앞으로의 디지털 커머스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더우바오와 AI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한 중국 판매 자동화 전략'을 중심으로 실제 운영 사례와 콘텐츠 제작 방식을 살펴본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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