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낡은 골목길이 대단지 아파트 부럽지 않은 스마트한 관리 체계를 갖추게 된다. 서울시는 빌라와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어 상대적으로 주거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저층 주거지역을 위해 '모아센터'를 대대적으로 확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존 13개소에 불과했던 운영 거점을 올해 28개소까지 두 배 이상 늘려, 서울 전역의 주거 상향 평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주거 격차 해소의 승부수, '공공 관리사무소'가 뜬다
그동안 아파트 거주자들은 관리사무소를 통해 보안, 미화, 시설 보수 등의 서비스를 당연하게 누려왔다. 반면, 단독주택이나 다가구 주택 거주자들은 전구 교체 하나부터 골목길 방범까지 오롯이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서울시가 2023년 도입한 '모아센터'는 이러한 주거 형태에 따른 유무형의 격차를 허무는 혁신적인 공공 서비스 모델이다.
데이터가 증명하는 성과는 놀랍다. 지난해 모아센터 한 곳당 연평균 1,715건에 달하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정기 및 수시 순찰 횟수만도 620회에 이른다.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부터 노후 시설물 점검, 침수 위험 지역 사전 대비 등 아파트 관리소의 핵심 기능을 골목길로 그대로 옮겨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용자 만족도다. 2025년 하반기 실시한 조사에서 이용자의 99%가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을 내놓으며 정책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마을 매니저'의 진화, 전문성과 기동성을 동시에 잡다
서울시는 단순히 양적 팽창에 그치지 않고 질적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먼저 '소규모 맞춤형 모델'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는 거대한 거점 시설 없이도 공공 유휴 부지를 활용해 기동력을 극대화한 형태다. 기존 거점형 센터가 닿기 힘들었던 좁은 골목길이나 외곽 지역까지 '초근접 생활 관리'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현장을 누비는 인력인 '마을 매니저'의 선발 기준도 대폭 강화된다. 과거 단순 일자리 사업의 성격이 짙었다면, 앞으로는 풍부한 경력과 탄탄한 체력을 갖춘 '현장 전문가'들로 채워진다. 전문적인 시설 수리 역량과 위기 상황 대처 능력을 갖춘 인력을 배치함으로써 서비스의 전문성을 담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시는 이를 위해 성과관리 지표를 정비하고, 재요청률과 만족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예방 행정의 결정판
모아센터의 역할은 단순한 시설 관리를 넘어선다. 고령 인구와 1인 가구가 밀집한 저층 주거지의 특성을 고려해 안부 확인과 생활 불편 점검을 병행한다. 이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고독사를 예방하고, 취약계층의 안전망을 촘촘히 하는 복지 거점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 현장에서 발견된 긴급 사안은 즉각 주민센터나 경찰, 소방서와 연계되어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서울시는 이번 확대를 통해 민원 처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안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작은 균열을 미리 보수하고 배수구를 사전에 정비하는 '예방적 관리'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재난 비용을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저층 주거지의 관리 부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모아센터는 이제 단편적인 행정 서비스를 넘어 통합적인 주거 복지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며,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주거 형태와 상관없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거주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위해 모아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모아센터' 확대 정책은 '아파트 공화국'이라 불리는 한국 사회에서 소외되었던 빌라 및 단독주택 거주자들에게 실질적인 주거 복지를 제공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공공이 주도하는 세밀한 관리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이다.


















